표지를 들여다보면 이끼 낀 언덕 같은 푸른 뭉치의 형상과 눈이 마주친다. 이 소설의 주인공 인시울에겐 때때로 스스로의 얼굴이 이렇게 보인다. 거울에 비친 얼굴이 제 눈엔 젖소처럼, 먹물을 끼얹은 것처럼, 칸딘스키의 초상화처럼, 색색 블록처럼, 실제의 시울과 다르게 읽히는 것이다. 얼굴을 제대로 알고 싶긴 하지만 이 비밀에 익숙한 것도 썩 나쁘지 않다. 동그랗다, 갸름하다, 귀엽다, 매력 있다, 성격 좋게 생겼다, 자기 얼굴을 볼 줄 아는 사람들은 때론 너무 많은 형용사에 갇히니까. 그러던 어느 날 같은 반 친구 '묵재'가 던진 공에 부딪쳐 이마가 찢어진 후, 시울은 딱 그 흉터의 면적만큼 드디어 얼굴을 볼 수 있게 된다. 우리의 하루엔 수많은 아름다운 얼굴이 휴대전화 액정을 스쳐지나간다. 틱톡 조회수,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로 각자의 매력이 수치화되는 세상에서 '어지럽게 돌아가는 유행과 그것들을 보여주는 매체와 스스로를 향한 핀셋 같은 시선과 기준'(83쪽)에 갇히지 않기란 쉽지 않다. '보기 싫은 흉터라 할지라도'(126쪽) 그것이 나의 일부라면 손을 들어 인사하는 용기가 필요한 소설 읽는 독자에게 힘이 되는 여정이 전개된다. 로미오의 말처럼 '다쳐 본 적 없는 자가 흉터를 비웃는 법.' 용기내어 자신을 바로 보는 순간은 대나무숲처럼 상쾌하다.
최근 몇 년 새 대중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연애 프로그램들, 두세 개나 되는 줄 알았는데 막상 이름을 늘어놓고 보니 줄줄이 소시지다. 나는 솔로, 돌싱글즈, 연애남매, 환승연애, 하트시그널, 솔로지옥... 위기의 시대엔 자극적인 사랑이 흥하는 걸까? 어찌할 수 없는 현실의 어둠 앞에서 인간은 눈 가리고 사랑을 하고 싶어지는 걸까? 이유는 모르겠으나 정신 차려보니 사랑과 연애 이야기에 중독된 이들에게, 이 분야의 정수를 추천한다. 1차 대전 이후, 2차 대전 직전의 깜깜한 시기에도 열광적인 사랑은 유행이었다. 이 책은 그 파괴적이고 강렬한 사랑의 구석구석을 생생히 전달한다. 사르트르의 바람과 보부아르의 괴로움, 한나 아렌트의 하이데거에 대한 미련,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문어다리, 쿠르트 바일의 순정.... 주로 고고한 모습들만 알려진 예술가와 철학자, 정치인과 과학자 들의 치졸하고 정열적인, 더럽고 권태로운,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생동감 있게 착착 펼쳐진다. 전작 에서 마치 실제로 목격 중인 듯 현실감 넘치는 묘사와 매끄러운 장면 전환 서술로 전 세계적인 호응을 얻은 플로리안 일리스는 이번 책에서도 역시 영화적 서술에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했다. 그의 흡입력 있는 문체는 사랑이라는 주제와 만나 더 활기 넘치는 듯 느껴진다. 녹아내릴 듯한 여름, 광기 어린 사랑 이야기가 제철이다.
《친애하는 슐츠 씨》는 오래된 편견을 넘어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인류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배제 중 얼마나 많은 것들이 무지에서 비롯되는지를 교육의 기회, 인종, 다양성에 대한 화두, 정신 건강에 대한 담론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보여준다. 왜 여성이 입는 바지에는 주머니가 없거나 남성복에 비해 형편없이 작은 주머니가 달릴까(그리고 사람들은 왜 그게 여성 소비자의 선택이라고 생각할까)와 같은 사소해 보이는 문제부터 시작해 특정 젠더나 인종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회적 압력과 관습까지, 우리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편견을 들춰내고 파헤친다. 나아가 세상을 백인 중심으로 생각하던 편견을 깨달은 만화가 찰스 슐츠부터 장애인의 존재를 지우려는 사회에서 권리를 되찾기 위한 싸움에 나선 장애인 운동가 주디 휴먼까지, 차별이 일상인 세상에서 태어났지만 그런 관습에 순응하기를 거부한 사람들의 삶을 보여준다. 인류의 오래된 습관을 끊고 편견을 바꾸는 일은 그걸 일상에서 맞닥뜨린 사람들의 개인적 깨달음과 결단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가 어떻게 여기에 이르렀는지 돌아보고, 나아가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하고 움직이고자 하는 이들에게 《친애하는 슐츠 씨》는 나침반과 같은 책이 될 것이다.
모두를 꿈꾸게 만드는 그림자 스무트의 당찬 탈출! 삶이 한 권의 책이라면, 당신은 어떤 장면을 그리고 싶나요? “이건 기회야!” 그 아이에게서 떨어져 나온 그림자 스무트는 카나리아의 노랑, 들꽃의 빨강 같은 순간을 보냈어요. 그런데 홀로 남은 그 아이를 그냥 내버려 둬도 될까요? 그림자 스무트는 언제나 정해 둔 선 안에서 머무른다. 7년 반이라는 긴 시간 동안 그 아이와 함께 지내며 웃지도, 뛰지도 않고 늘 똑같은 나날을 되풀이한다. 하지만 꿈에서만큼은 카나리아의 노랑 같은 노래를 부르고 들꽃의 빨강 속에서 춤을 춘다. 하늘색 자유를 꿈꾸던 어느 날, 스무트가 그 아이에게서 떨어져 나왔다! 스무트는 지금껏 그 아이에게 함께 지내느라 하지 못했던 일을 하며 자유를 만끽한다. 그런 스무트를 바라보던 다른 그림자들도 하나둘 용기를 내 탈출을 시도한다. 그런데 모든 그림자가 탈출하면 과연 세상은 어떻게 변하는 걸까? 《어느 날, 그림자가 탈출했다》는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진짜 삶’을 살고 싶은 그림자들의 반란을 보여 주며, 어린이뿐 아니라 규칙과 의무에 매여 있는 많은 이들에게 해방감과 카타르시스를 안겨 주는 책이다.
기후재앙 마지노선 1.5도의 중요성을 알리고 초등학생을 위한 실천 방안을 안내하는 환경도서! 기후변화협약에 서명한 전 세계 195개국이 절대로 이 이상 오르게 하지 말자고 약속한 기온 상한선 1.5도! 두 아이의 아빠이자 ESG와 기후 분야 전문가인 기후 아저씨가 전해주는 다정하고 절실한 1.5도 이야기! 전국 초중고 교사들의 강력한 추천과 전문가들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는 올 여름 반드시 읽어야 할 어린이 기후 필독서!
지금 당장 일 등이 아니어도 괜찮아! 어느 날, 갑자기 뭔가에 꽂혀 무작정 시작해 본 적이 있나요? 취미나 동아리 활동으로 새로운 일을 할 때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재미와 가능성을 발견하기도 하지요. 이 책의 주인공 홍은표는 스케이트 동아리 ‘스타’에서 가슴 뛰는 소식을 듣게 돼요. 학교에 쇼트트랙부가 새로 생기고 방학 동안 선수 선발을 끝낸다는 것! 111.12미터의 트랙을 돌며 전략과 기술로 치열하게 경쟁해, 보는 사람의 심장까지 조여들게 만드는 경기, 쇼트트랙. 장래희망이 쇼트트랙 국가 대표인 은표이지만 부족한 실력과 가게 일에 바쁜 부모님의 사정 때문에 잠시 망설이는데…… 마침내 은표는 동아리 활동 시간, 쇼트트랙부 코치의 눈에 띄어 바라던 해운초 쇼트트랙부가 됩니다. 유망주 도현을 비롯해 서아, 지민, 우성은 함께 스케이트를 타며, 서로 경쟁하기도 하고 다독여 주기도 하고 좋아하는 마음을 드러내기도 하지요. 그리고 전국 선수권대회에 첫 출전한 해운초는 1000미터에서 2등을 한 도현 덕분에 큰 관심을 받게 돼요. 하지만 은표는 어느 순간 자신이 도현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고 충격을 받아요. 급기야 여러 학교가 연합하여 훈련하던 중에 도현이 사고로 부상을 입고, 대신 출전을 권유받은 은표를 둘러싸고 헛소문이 퍼지기 시작해요. 마음의 상처를 입고, 억울함이 커져가던 은표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 정신은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이기적인 마음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어른들에게 은표는 당당하게 맞설 수 있을까요? 은표를 통해 목표를 향해 꺾이지 않고 나아갈 용기를 배우고 꼭 일 등이 아니어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게 될 거예요. 그리고 등수보다 정정당당하게 실력을 겨루는 것이 스포츠뿐 아니라 친구관계에서도 얼마나 중요하고 멋있는지 느끼게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