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해 현재를 포기하다 다시 미래를 잃는 청년들. 청춘이라는 빛나는 말의 이면에 겨우 끼니를 때우며, 취업을 위해 잠을 줄이고, 쪽방에 갇혀 스스로를 무너뜨려가는 청년들이 있다. 이 책은 지난 10년간 ‘흙수저 밥’을 먹는 문제를 비롯 청년들의 삶 전반을 깊이 취재해온 『시사IN』 변진경 기자의 기사를 엮은 것이다. 여섯 가지 측면에서 청년의 삶을 돌아본다. 식사, 주거, 생활, 노동의 각기 다른 영역에서 청년의 곤궁한 삶을 담아내고, ‘서울중심주의’에 갇혀 더욱 소외되는 지역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의 모습을 그린다. 마지막에는 청년 문제를 해결할 대안 가운데 하나로 청년수당제도의 의미를 살펴본다.
21세기 초, 인간 유전체의 정보를 읽어내겠다는 인간 유전체 계획이 완료된 이후 생명 과학 기술은 놀라운 속도로 진보를 거듭하고 있다. 2016년 5월 합성 생물학의 세계적 대가들이 하버드 의과 대학에 모여 인간의 유전체를 합성하는 프로젝트를 진지하게 논의한 바 있고, 2017년 8월에는 우리나라와 미국 공동 연구 팀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인간 배아의 유전체 교정에 성공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그리고 2018년 여름, 중국 과학 아카데미의 합성 생물학 연구 그룹과 뉴욕 대학교의 제프 보에케 교수 연구팀은 효모의 염색체 16개를 각각 1개, 2개의 염색체로 이어 붙여 재설계했고 이 효모들이 문제없이 생명 현상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고했다. 이렇듯 인간이 직접 유전체를 합성하여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를 창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포스트 게놈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이 책은 생명 과학을 대중 앞으로 가지고 나와 논의의 장을 열고자 하는 시도의 결과물로, 합성 생물학, 크리스퍼 가위, 세포 치료제 등 생명 과학의 최전선에 있는 지식을 체계적이고 밀도 높게 담아내며 입문자와 전공자 모두에게 유익한 개괄서이다. 장별로 제공되어 있는 상세한 일러스트와 컷 만화들은 독자의 이해를 깊게 하고 즐거운 독서 경험을 제공한다. 책은 합성 생물학, CRISPR-Cas9을 비롯한 유전자 가위, 줄기 세포를 설명하는 세 부분으로 크게 나눠진다. 1부에서 3부는 합성 생물학이라는 학문을 소개한다. 4부에서 7부는 합성 생물학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기술인 유전자 가위 기술, 그중에서도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유전자 가위인 크리스퍼(CRISPR-Cas9)를 중점적으로 소개한다.
시집, 산문집, 여행기, 번역서로 변함없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류시화 시인의 에세이. 이번 책의 주제는 '삶이 내게 말하려 했던 것'이다. 표제작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외에 '비를 맞는 바보' '축복을 셀 때 상처를 빼고 세지 말라' '신은 구불구불한 글씨로 똑바르게 메시지를 적는다' '불완전한 사람도 완벽한 장미를 선물할 수 있다' '인생 만트라' '자신을 태우지 않고 빛나는 별은 없다' 등 삶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시인의 언어로 풀어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진실한 고백 '나는 너와 함께 있을 때의 내가 가장 좋아', 어차피 천재가 아니기 때문에 하고 또 하고 끝까지 할 수밖에 없다는 '마법을 일으키는 비결'도 실었다. 만약 우리가 삶의 전체 그림을 볼 수 있다면, 지금의 막힌 길이 언젠가는 선물이 되어 돌아오리라는 걸 알게 될까?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라'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 자신은 문제보다 더 큰 존재라고. 인생의 굴곡마저 웃음과 깨달음으로 승화시키는 통찰이 엿보인다. 흔히 수필을 붓 가는 대로 쓰는 글이라고 하지만, 어떤 붓은 쇠처럼 깊게 새기고 불처럼 마음의 불순물을 태워 살아온 날과 살아갈 날을 사색하게 한다.
소설가 김영하의 강력 추천을 받으며 화제가 된 만화『내 어머니 이야기』(전4권)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2014년 완간되었다가 절판된 작품을 애니북스에서 편집과 디자인을 새로 거친 개정판으로 다시 소개한다. 『내 어머니 이야기』는 총4부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일제 강점기의 함경도 북청을 배경으로, 당시의 생활상과 유년 시절 어머니(어린시절 호칭은 ‘놋새’)의 집안사가 그려진다. 2부에서는 놋새가 원치 않은 혼인과 동시에 광복을 맞이하고, 이윽고 6.25전쟁으로 인해 피난민이 되어 남한에 정착하기까지의 과정이 실렸다. 3부에서는 거제 수용소에서의 피난민 시절을 거쳐 논산에 터를 잡은 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어머니 놋새의 삶이 그려진다. 4부에서는 70년대 말 서울에 올라온 뒤의 가족사가 펼쳐지는데, 대학생으로 성장한 딸(작가)의 이야기가 어머니의 이야기와 맞물려 진행된다. 이 책의 백미는 철저히 재현된 함경도 사투리이다. 저자는 십 년에 걸쳐 어머니의 이야기를 녹취하여 이 만화를 그렸는데, 모든 대사와 내레이션에 구술자인 어머니의 입말을 최대한 살렸다. 입에 착 달라붙는 사투리는 함경도 마을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실감나서 독자의 호기심과 흥미를 자극한다. 작가는 녹취 외에도 어머니의 과거 사진과 가족의 편지 등 실제 기록을 이야기의 재료로 적극 활용하여 이야기에 숨결을 불어넣는다.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살아가지만, 우리 모두는 마음속에 자신을 찌르는 가시를 안고 살아간다. 우리 중 누구도 아프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부모와 자녀, 그 절대적인 관계 속에서도 때론 미움이, 고통이, 원망이, 그리고 죄책감이 자라나 내면에 해결되지 않은 상처로 남기도 한다. 그 상처 때문에 많은 사람이 이유도 모르는 채 삶이 고통스럽고 버거움에 힘겨워한다. 어린 시절 받았던 상처에 대한 나의 감정을 인정하고, 또 다양한 욕망을 가진 존재가 나라는 것을 받아들여 진정한 나를 알아차려야 나에게 다가올 수많은 나날을 안정감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다. 이 책은 지면에 정신 상담을 연재하며 쏟아져 들어온 수많은 아픈 사연들과 어찌할 바를 몰라 저자를 찾아와 무너져 내렸던 사람들의 고통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입장에서 깊이 분석하고 고뇌하며 연구한 최선의 조언이 담겨 있다. 우리는 누구나 자주 인생이 두렵지만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에서 모호함과 두려움을 경험한 사람은 살아가는 데 유독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지금 너무 힘들어 주저앉아 있을 독자에게, 충분히 지쳐 있을 독자에게, 저자는 나를 알아차리기 위해 아주 조금만 힘을 내어 보라고 말한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그때와는 다르다고, 그때 상처받았고 지금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독자의 내면에 힘이 있다는 것을 믿어 보라고 따뜻한 위로와 함께 명쾌한 조언을 건넨다.
현실에서 우리 초등 아이들은 매일 자존감 상실을 경험하고 실패와 좌절을 할 때마다 마음을 다친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부모나 선생님이 아이의 자존감을 북돋아주려고 애쓰지만 그 노력이 헛발질로 끝나는 일이 대부분이다. 왜 그럴까? 아이는 365일 중에 190일 정도 학교를 나온다. 나머지 175일은 가정에서 보낸다. 일 년의 절반은 학교에서, 나머지 절반은 집에서 대다수의 시간 동안 지내는 것이다. 학교에서 아무리 교사가 자존감 교육을 우선시해도 부모가 자존감에 대해 정확하게 모르면 자존감은 높아졌다가도 더 낮아지는 악순환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 많은 부모가 그저 아이에게 칭찬만 해주면, 아이의 기만 살려주면, 사랑을 쏟아부으면 자존감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먼저 자존감에 대해 자세히 알아야 한다. ‘내가 여기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자아존재감을 인정해주고 아이가 스스로를 직시하도록 돕고 더 나아가 내 아이가 형편없을 때에도 바라봐주어야 자존감이 쑥쑥 성장한다. 이 책은 교육 서적이라기보다는 ‘자존감에 대한 자녀 심리 교육서’에 더 가깝다. 교실에서 담임이 직접 관찰한 아이들의 자존감 투쟁의 사례를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우리 초등 아이들의 자존감을 더 높여줄 수 있으며 소극적인 아이도 당당하게 말하도록 할 수 있는지 그 실질적인 방법을 학부모들에게 조곤조곤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