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의 물리학 선생님이 물리학에 대한 대중들의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나섰다. 저자는 자신의 아주 사적이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풀어놓다가, 자연스럽게 물리학의 세계로 우리를 이끌고 간다. 책을 읽고 있으면 역사상 수많은 과학자들, 그리고 그들이 이룩한 위대한 발명품들이 눈앞에 생생히 살아나는 것만 같다.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마치 물리학의 세계를 가볍게 산책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세상의 모든 것에는 물리 법칙이 깃들어 있다. 우리가 숨 쉬는 공기 속에, 귓가에 맴도는 목소리 속에, 저녁노을과 한 잔의 와인 속에. 이 책은 일상의 사물과 관련된 물리학 법칙들을 자연스럽게 풀어 설명함으로써 물리학을 잘 모르는 사람들로 하여금 물리학에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한다.
나이 71세에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전직한 박막례와 오로지 할머니의 행복을 외치는 PD 손녀 김유라의 에세이.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이름도 ‘막례’가 되어 살아온 지난 70여 년의 눈물 없인 들을 수 없는 인생 전반전부터, 유튜버로 전직하고 난 뒤 유튜브 CEO, 구글 CEO를 만나기까지 부침개 뒤집듯 뒤집힌, 말도 안 되게 신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또 그간 카메라 뒤에서 할머니의 매력을 십분 발산하게 만든 PD 김유라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포함되어 있어, 유튜브 채널 「Korea Grandma」의 팬들을 포함해 유튜브 제작에 관심을 둔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풀어줄 것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장편소설. '누가 날 죽였지?' 소설의 주인공 가브리엘 웰즈는 이런 문장을 떠올리며 눈을 뜬다. 그는 죽음에 관한 장편소설의 출간을 앞두고 있는 인기 추리 작가다. 평소에 작업하는 비스트로로 향하던 그는 갑자기 아무 냄새도 맡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서둘러 병원으로 향한다. 그러나 의사는 그를 없는 사람 취급하고, 거울에 모습이 비치지 않을 뿐 아니라, 창문에서 뛰어내려도 이상이 없다. 그는 죽은 것이다. 가브리엘은 자신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살인이라고 확신한다. 머릿속에는 몇몇 용의자가 떠오른다. 다행히 그는 자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영매 뤼시 필리피니를 만난다. 떠돌이 영혼이 된 가브리엘은 저승에서, 영매 뤼시는 이승에서 각자의 수사를 해나가며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2017 올해의 책! 2018 최종 후보작! 진화 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다윈이고, 다윈 하면 떠오르는 이론은 자연선택이다. 생존에 적합한 생명이 살아남고, 같은 방향으로 진화가 이루어진다는 설명 말이다. 그런데 진화가 정말 이렇게 기능적으로만 이루어졌을까? 평생 새를 연구해온 리처드 프럼은 핀치의 부리뿐 아니라 공작의 화려한 깃털에도 눈길을 돌리자고 말한다. 다윈이 제시한 두 가지 방향, 즉 ‘자연선택에 의한 적응적 진화’와 ‘성선택에 의한 미적 진화’를 균형 있게 바라봐야만, 진화의 아름다움과 아름다움의 진화를 함께 이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점은 새들의 화려한 모습과 다채로운 성선택 방식을 설명할 뿐 아니라, 아름다워지려는 생명의 욕구와 이를 판단하고 선택하는 성적 자율성을 바탕으로 진화의 흐름에서 '자유와 선택'의 의미를 되살린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더불어 이러한 진화역학을 인간에게 적용하여 그간의 가부장제와 이를 바꾸려는 시도와 도전을 바라본다면, 성적 욕구와 성적 주체를 새롭게 이해하여 성적 자율성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전망에 이른다. 인간, 사회 그리고 생명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동시에 우리와 모두의 아름다움을 만끽하자는 새로운 이야기가 더없이 반갑고 궁금하다
가 드디어 중국 대륙으로 떠난다. 우리 땅 곳곳을 누비며 전국토가 박물관임을 설파한 유홍준이 중국 대륙을 향한 장대한 발걸음을 내딛은 첫 기착지는 실크로드 도시 돈황과 그곳으로 가는 경로인 하서주랑이다. 주유천하하며 한생을 살아온 유홍준이 답사에의 로망으로 간직한 땅, 그런 그가 '중국 답사 일번지'로 꼽은 곳이다. 1권 '명사산 명불허전(鳴不虛傳)'은 주나라.진나라의 본거지이자 의 무대인 서안.관중평원에서 시작해 감숙성 하서주랑을 따라가며 만리장성을 만나고 돈황의 명사산에 이르는 여정이다. 이백과 두보의 시와 고사, 와 의 주인공이 앞다퉈 등장하며 장쾌한 여정이 이어진다. 2권 '오아시스 도시의 숙명'은 중국 불교미술의 축소판이라 할 만한 막고굴 곳곳을 살피는 한편, 그곳에서 발견된 돈황문서의 다난했던 역사를 담았다. "아는 만큼 느낄 뿐이며, 느낀 만큼 보인다"는 국내편의 깊은 깨달음은 중국 답사기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작가 김영하가 처음 여행을 떠났던 순간부터 최근의 여행까지, 오랜 시간 여행을 하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아홉 개의 이야기로 풀어낸 산문이다. 여행지에서 겪은 경험을 풀어낸 여행담이기보다는, 여행을 중심으로 인간과 글쓰기, 타자와 삶의 의미로 주제가 확장되어가는 사유의 여행에 가깝다. 작품에 담긴 소설가이자 여행자로서 바라본 인간과 세상에 대한 이야기들은 놀랄 만큼 매혹적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떠올렸을 법한, 그러나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채 남겨두었던 상념의 자락들을 끄집어내 생기를 불어넣는 김영하 작가 특유의 (인)문학적 사유의 성찬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