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실험복을 입은 알랭 드 보통’이라 극찬한 저자 딜런 에번스의 논픽션. 문명이 붕괴된 이후의 세상을 가정하고 자원자들을 모집해서 18개월 동안 실제로 자급자족 공동체를 만들어 살아보려 했던, 그러나 결국에는 자기 파멸이라는 파국으로 끝나버리고 만 ‘유토피아 실험’의 시작부터 ‘종말’, 그리고 그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 흥미진진한 책이다. 물질문명의 최첨단과 문명 붕괴 이후의 가상 세계 사이에서 지독한 희망과 지독한 좌절의 롤러코스터를 탔던 한 과학자의 경험을 지적이면서도 세밀하게 그려낸다. 순수하고 공평무사한 탈(脫) 문명 공동체가 될 것이라는 굳건한 믿음이 수많은 좌절과 깊은 우울감 속에서 서서히 무너져 내리는 과정을 ‘현실보다 더 생생하게, 소설보다 더 재미있게’ 풀어냈다. 저마다의 가치와 철학을 현실에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사람들, ‘현실성 없는 이상주의와 상상력 없는 현실주의’ 사이에서 매 순간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용기 있는 실천의 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유통 공룡 아마존은 진출해 있는 많은 나라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특히 본국 미국에는 '아마존 공포종목지수'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바로 이 책의 제목 '데스 바이 아마존'이다. 아마존 때문에 타격을 입은 54개의 상장 기업들이 그 대상으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월마트와 코스트코는 물론 백화점 메이시스와 노드스트롬, 서점 반스앤노블 등이 포함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마존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는 벗어나 있기 때문에 그 파괴력을 실감하기란 어렵다. 바로 그 점이 문제다. 사실상 무방비 상태인 것이다. 당장 내일 쇼핑몰 '아마존닷컴'이 한국 진출을 선언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 말이다. 시장은 격변하고 있고 한국 역시 유통 전쟁의 안전지대일 수만은 없다. 어쩌면 지금이 다가올 유통 혁명을 대비하기에 가장 좋은 때다. 아마존이 눈독 들이는 신규 사업들과 그 진입 전략, 그러한 아마존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혹은 아마존과의 정면 대결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기업들의 생존 전략을 살펴보는 이 책은 그런 우리에게 훌륭한 참고자료가 되어 준다. '데스 바이 아마존'에 들었다고 바로 죽는 것도 아니고, 바로 죽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 상대가 아마존이 아니면 또 어떤가. 대기업과의 한판 승부를 노리는 강소기업들, 새로운 도전에 나선 스타트업과 기업가들에게 책의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다.
오늘날 한국에서 가장 널리, 꾸준히 읽히는 정치사상가는 단연 한나 아렌트다. 게다가 해설서가 아닌 저작이 가장 폭넓게 읽힌다는 점도 눈에 띈다. 오히려 몇몇 드라마틱한 삶의 변곡점 외에는 생애가 덜 알려진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그의 사유가 현재로 올수록 더욱 뜨겁게 읽히는 까닭은, 유대인, 여성, 난민 등 시대에 얽힌 이름들에 붙들리면서도, 끊임없이 ‘금’을 밟거나 넘어서며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를 멈추지 않았던 그의 삶 때문일 터, 그래픽노블로 그려낸 그의 생애 전체가 새삼 반갑고 그립다. 이 책은 아렌트의 어린 시절부터 말년까지 전 생애를 '세 번의 탈출'이라는 이야기로 담아낸다. 나치를 피해 독일에서 프랑스로, 독일에 점령 당한 프랑스에서 다시 미국으로 망명하는 두 번의 탈출은 널리 알려진 아렌트의 삶이다. 그렇다면 세 번째 탈출은 무엇일까? 작가는 바로 이 지점에서 그의 삶과 사상을 교차시키며 새로운 이해와 감각으로 우리를 이끈다. 이야기가 끝나는 곳에서 "살아 있는 것과 사유하는 것은 결국 같은" 거라는 아렌트의 말과 "세상에서 우리를 이끌어 줄 유일한 진리나 이해를 위한 묘책 같은 건 없다. 영광스럽고 결코 끝나지 않는 난장판이 있을 뿐이다. 인간의 진정한 자유를 위한 끝없는 난장판 말이다."라는 작가의 말이 만나듯, 아렌트가 보여준 철저한 사유의 실천은 여전히, 뜨겁게, 진행중이다.
척추신경 권위자가 알려주는 걸음걸이 교정 가이드. 잘못된 걸음걸이 유형과 잘못된 걸음걸이로 인한 병과 증상을 살펴본 후, 올바른 걸음걸이 방법을 제시하며, 신체 통증을 완화하고 바르게 걷기 위해 필요한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법을 소개한다. '걷기'는 두 발로 이동하는 동작을 가리키는데, 사실 몸 전반의 건강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잘못된 자세로 오랫동안 걷다 보면 체형이 변형되어 보기에도 안 좋을 뿐 아니라 신체 각 부위에 통증, 염증, 뼈 변형 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통증이 잘못된 걸음걸이에서 비롯된 것일까? 자신의 힘으로 치료하고 교정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과연 완치는 가능할까? 올바른 걸음걸이를 취하는 요령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클래식은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아 전 세계 사람들과 함께 향유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는 난해한 음악용어와 이름조차 생소한 악기, 익숙하지 않은 작곡가의 이름, 복잡한 음악사 등에 가로막혀 클래식을 온전히 즐기기 어려웠다. 이 책은 지극히 인간적인 시선으로 클래식을 바라보고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서술했다. 또한 스마트폰만 있으면 QR코드를 이용해 직접 클래식을 들어볼 수 있게 구성했다. 트럼펫 연주자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저자는 클래식의 문턱을 낮추고, 사람들이 더 쉽게 클래식과 친밀해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 클래식을 그저 복잡하고 고귀한 소수의 문화라 치부하며 멀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자는 이러한 편견에서 벗어나 클래식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색한 표현일 수도 있지만 음악은 결국 인간을 위한 도구이고, 클래식도 음악의 한 장르이므로 인간을 위한 도구로 쓰여야 한다는 것이다. 일상에서 행복을 찾고 지친 마음을 위로받기 위해 클래식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이 책에 담아냈다.
소설가 김훈의 산문. 여전히 원고지에 육필로 원고를 쓰는 우리 시대의 몇 남지 않은 작가, 김훈. 지금까지 작가 김훈은 이순신의 칼과 우륵의 가야금과 밥벌이의 지겨움에 대한 글들을 모두 원고지에 연필로 꾹꾹 눌러 써왔다. 이제 그가 스스로의 무기이자 악기, 밥벌이의 연장인 '연필'에 대한 이야기로 포문을 여는 산문을 들고 돌아왔다. 그는 요즘도 집필실 칠판에 '必日新(필일신, 날마다 새로워져야 한다)' 세 글자를 써두고 새로운 언어를 퍼올리기 위해 연필을 쥐고 있다. 산문 이후 3년 반여의 시간, 그의 책상에서 지우개 가루가 산을 이루었다가 빗자루에 쓸려나가고, 무수한 파지들이 쌓였다가 쓰레기통으로 던져진 후에야 200자 원고지 1156매가 쌓였다. 그리고 그 원고들이 이제 468쪽의 두툼한 책이 되어 세상으로 나간다. 그의 문장은 오함마를 들고 철거촌을 부수던 지난 시대의 철거반원들과, 그 철거반원들에게 달려들다가 머리채를 붙잡히고 울부짖던 시대의 엄마들에 대한 유년의 무섭고 참혹한 기억으로부터, 젊은 시절 생애가 다 거덜난 것 같은 날 술을 퍼마시고 다음날 아침 뱃속이 끓을 때 누었던 슬픈 똥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에 미처 담을 수 없었던 '인간 이순신'의 내면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 지난해 세월호 4주기를 앞두고 그가 팽목항, 동거차도, 서거차도에서 머물며 취재한 세월호 참사에 이르기까지 종횡무진 뻗어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