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올해의 책! 2018 최종 후보작! 진화 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다윈이고, 다윈 하면 떠오르는 이론은 자연선택이다. 생존에 적합한 생명이 살아남고, 같은 방향으로 진화가 이루어진다는 설명 말이다. 그런데 진화가 정말 이렇게 기능적으로만 이루어졌을까? 평생 새를 연구해온 리처드 프럼은 핀치의 부리뿐 아니라 공작의 화려한 깃털에도 눈길을 돌리자고 말한다. 다윈이 제시한 두 가지 방향, 즉 ‘자연선택에 의한 적응적 진화’와 ‘성선택에 의한 미적 진화’를 균형 있게 바라봐야만, 진화의 아름다움과 아름다움의 진화를 함께 이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점은 새들의 화려한 모습과 다채로운 성선택 방식을 설명할 뿐 아니라, 아름다워지려는 생명의 욕구와 이를 판단하고 선택하는 성적 자율성을 바탕으로 진화의 흐름에서 '자유와 선택'의 의미를 되살린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더불어 이러한 진화역학을 인간에게 적용하여 그간의 가부장제와 이를 바꾸려는 시도와 도전을 바라본다면, 성적 욕구와 성적 주체를 새롭게 이해하여 성적 자율성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전망에 이른다. 인간, 사회 그리고 생명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동시에 우리와 모두의 아름다움을 만끽하자는 새로운 이야기가 더없이 반갑고 궁금하다
가 드디어 중국 대륙으로 떠난다. 우리 땅 곳곳을 누비며 전국토가 박물관임을 설파한 유홍준이 중국 대륙을 향한 장대한 발걸음을 내딛은 첫 기착지는 실크로드 도시 돈황과 그곳으로 가는 경로인 하서주랑이다. 주유천하하며 한생을 살아온 유홍준이 답사에의 로망으로 간직한 땅, 그런 그가 '중국 답사 일번지'로 꼽은 곳이다. 1권 '명사산 명불허전(鳴不虛傳)'은 주나라.진나라의 본거지이자 의 무대인 서안.관중평원에서 시작해 감숙성 하서주랑을 따라가며 만리장성을 만나고 돈황의 명사산에 이르는 여정이다. 이백과 두보의 시와 고사, 와 의 주인공이 앞다퉈 등장하며 장쾌한 여정이 이어진다. 2권 '오아시스 도시의 숙명'은 중국 불교미술의 축소판이라 할 만한 막고굴 곳곳을 살피는 한편, 그곳에서 발견된 돈황문서의 다난했던 역사를 담았다. "아는 만큼 느낄 뿐이며, 느낀 만큼 보인다"는 국내편의 깊은 깨달음은 중국 답사기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작가 김영하가 처음 여행을 떠났던 순간부터 최근의 여행까지, 오랜 시간 여행을 하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아홉 개의 이야기로 풀어낸 산문이다. 여행지에서 겪은 경험을 풀어낸 여행담이기보다는, 여행을 중심으로 인간과 글쓰기, 타자와 삶의 의미로 주제가 확장되어가는 사유의 여행에 가깝다. 작품에 담긴 소설가이자 여행자로서 바라본 인간과 세상에 대한 이야기들은 놀랄 만큼 매혹적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떠올렸을 법한, 그러나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채 남겨두었던 상념의 자락들을 끄집어내 생기를 불어넣는 김영하 작가 특유의 (인)문학적 사유의 성찬이 담겼다.
젊은작가상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다. 2010년 신설된 이래 젊은작가상은 명실공히 독자와 평단의 가장 큰 지지와 호응을 얻는 문학상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등단 십 년 이내의 작가들의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독자들에게는 한국문학의 새로운 얼굴을 접할 수 있는 기회로, 신예 작가들에게는 격려와 도약의 계기로 자리잡았다. 아직 첫 책이 출간되지 않은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많은 독자들에게 알리기 어려운 현실에서, 젊은작가상을 통해 신예 작가들의 작품이 한 발짝 앞서 독자들의 주목을 받고 이후 출간될 단행본에 대한 기대감을 높임으로써, 젊은작가상은 단순히 한 해의 축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작가들이 수상 이후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는 데 기폭제가 되어주었다. 문학동네는 10주년을 맞이하는 젊은작가상의 이같은 성취와 취지를 널리 알리고 그동안의 수상작을 새로이 조명하기 위해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0주년 특별판』을 선보인다. 작년 동네서점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출판계에 신선한 자극을 준 『2010-2017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동네서점 베스트 컬렉션』에 이은 두번째 특별 기획이다. 수상 작가들의 작품세계가 저마다 고유한 만큼 그들이 추천하는 작품들 또한 다양했지만, 7편의 작품은 의외로 쉽사리 추려졌다. 확실한 취향과 안목을 가진 작가들에게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작품은 편혜영 「저녁의 구애」, 김애란 「물속 골리앗」, 손보미 「폭우」, 이장욱 「절반 이상의 하루오」, 황정은 「상류엔 맹금류」, 정지돈 「건축이냐 혁명이냐」, 강화길 「호수―다른 사람」이다.
30년 넘게 일해온 윤지아는 일곱 살 손녀 서윤이의 학원 라이드를 해달라는 직장맘 딸 정은의 간곡한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대치동으로 가게 된다. 그리고 '클레어할머니'로서 전혀 예기치 못한 라이딩 인생을 시작한다. 장편소설 는 우리 사회 젊은 세대의 치열한 생존 경쟁 현실과 이를 위해 새로운 추세로 자리 잡은 노년 세대의 손주 교육 부담, 또 젊은 세대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선택하게 되는 맹목적 사교육 현실과 아마도 마지막이 됐을 주인공들의 사랑을 통해, 다들 바쁘고 분주하지만 수시로 상처받고 고단한 우리 삶에 대한 위로를 전하고자 한 작품이다. 과연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아가는가 한 번쯤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전하고자 한 소설이다. 장편소설임에도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듯 읽기 편하고 재미있게 구성한 서술과 현실감 강한 스토리가 몰입감 높게 펼쳐진다.
현재 미국 노동자 3명 중 1명은 프리랜서다. 독립계약자, 프리랜서, 임시직 등의 대안적 근로 형태를 일컫는 ‘긱 경제’의 성장세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과연 이 같은 변화가 노동시장과 자본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이 책은 우버 택시운전사 겸 웨이터, 뉴욕에서 정규직장을 그만두고 긱스터에 합류한 잘나가는 프로그래머, 아마존이 만든 인력중개 플랫폼을 통해 소득을 버는 캐나다의 워킹맘 등 다양한 인물들을 좇으며 이미 우리 앞에 펼쳐진 미래를 세밀하게 그려낸다. ‘직장이 없어지는 시대’는 누군가에게 자유와 유연성, 경제적 이익이 보장되는 삶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실업에 대한 차악의 선택일 뿐이다. 저자는 긱 경제를 체험 중인 사람들이 일하는 현장과 경제 전문가들을 전방위 취재하며 지금 우리가 맞닥뜨린 중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나간다.